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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달 생존기) 4화 김수달은 오랜 기간 수험생으로 지냈다. 참으로 많은 시험장을 가봤다. 조금이라도 긴장감 해소에 도움이 될까 전날 시험장도 괜히 가보고(물론 통제되어 있어서 학교밖에만 서성거릴 뿐이다) 아침 일찍 시험장에 도착해 조금이라도 편하게 책걸상을 이리저리 바꿔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진심으로 짠한 모습이다. 멘탈이 흔들릴때마다 그때 기억을 한다. "이깟 회의가 뭐가 대수라고, 내가 수험의 바닥을 쳐본 사람이야"라고 되내이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꼬장함이다. 몇번째 시험인지도 모를 어느 해 시험장에서 흐믓한 미소를 머금으며 신문보듯 그날의 시험지를 훑고 있던 젊은 시험감독관을 잊지 못한다. 승리자. 내가 해냈고, 나는 여기서 너희들을 감독하고 있지, 올해 시험을 한번 훑어봐줄까, 시험이 어렵든 말든 상관없지 난.. 2021. 7. 25.
(김수달 생존기) 3화 코딩배우는 김수달 김수달은 문과생이다. 하지만 적성검사에서는 이과가 나왔다. 어줍잖은 반항심에 문과를 지원했고, 지금 여기 이자리에 있다. ㅠ 엔지니어에 대한 동경은 가슴속 깊숙이 남아있엇던 것일까. 4차산업혁명이 그의 무의식을 뒤흔든 탓일까. 김수달은 데이터 분석이 하고 싶어졌다. 대학원 시절 맛봤던 stata가 시작이었다. 계산기처럼 튀어나오는 시계열 분석결과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것저것 알아보니 파이썬이 대세라고 하기에 파이썬을 배우기 시작했다. 유튜브도 찾아보고 클래스101과 인프런까지 찾아가며 용돈을 들여 파이썬을 배우고 있다. 당장 어디에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많지만, 쥬피터랩 을 틀어놓고 코딩을 하는 그 장면만으로도 김수달은 좋았다. 물론 아주 기초적인 수준밖에 안되지만 말이다. 앞으로 .. 2021. 7. 23.
(김수달 생존기) 2화 보고서를 쓴다는 건 누군가로부터 지시를 받았단 소리다. 당연하게도 김수달은 보고를 지시하는 입장은 아니었다. 숱하게 보고서를 써왔단 소리다. 지금보단 생기있었을 수습 시절 김수달은 열정적인 녀석이었다. 당시 과장님께 드렸던 첫 보고를 잊지 못한다. 딴엔 "이 업무는 지금부터 내가 캐리한다"였지만, 돌아온 건 탈탈털린 멘탈이었다. 그때 그 과장님께서 기억에 남을 두가지 말씀을 주셨는데, 그 중 하나가 보고서에 들어갈 한단어 한단어 모두에 대해 작성자는 왜 그 단어를 썼는지 완벽하게 답할 수 있어야 된다고 하셨다. 두단계 세단계 추가 질문이 들어와도 막힘 없이 답할 수있도록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양(quantity)만이 질(quality)을 담보할 수 있다는 학부시절 교수님 말씀처럼 100장의 내용.. 2021. 7. 19.
(김수달 생존기) 1화 : 인스타툰 시작 김수달은 직장인이다. 나라 발전을 위한 열정으로 오랜 수험기간을 거쳐 공공기관에 입사했다. 그런 수달도 월요일은 너무 힘들다. 힘들단 표현마저 부족하리만큼 무기력한 하루를 커피한잔과 함께 시작하는 여느 직장인과 다를바 없는 삶이다. 해야만 하는 일이 가장 하기 싫다. 어른은 자고로 담대하게 일요일 저녁을 맞이해야 하는 법(눈물 쪼금) 늦은 나이에 입직했던 게 자격지심으로 다가 왔을까. 단시간에 증명해내겠단 조급했던 심정이 김수달을 일로 내몰았다. 누군가 알아봐줄수 없는 환경에서도 열심히 일했다. 일이 없으면 혼자 기획서를 작성해 보면서 무공을 닦았다. 가라면 가라는대로 하라면 하라는대로 격무를 겪고, 새로운 분야에 눈뜨기 위해 파견도 다녀오며 훌쩍 5년이 지나가고 있었다. 다년간 일에만 매몰된 생활로 '.. 2021. 7. 18.
(동화책) 듬뿍이의 모험 아이들이 읽을, 또는 아이를 가진 부모가 읽어줄 동화책이 가져야 할 덕목(?)을 짚어보자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아이가 즐겁게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동화를 듣는 아이가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상상을 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동화책이 있을까 싶다. 오늘 소개할 '듬뿍이의 모험'은 잠 들기 전 엄마아빠가 들려주는 신기한 아이스크림 이야기를 듣고 꿈속에서 그 아이스크림을 찾아떠나는 듬뿍이의 모험을 그린 동화책이다. 꿈속에서 아이스크림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듬뿍이는 초원, 호수, 숲, 바다를 거쳐 남극에 다다른다. 각각의 장소마다 동물친구들이 나타나 자신들이 지닌 능력을 발휘해 듬뿍이의 모험을 도와준다. 각 장마다 깔끔한 일러스트로 표현된 장소와 동물들의 모습, 대사까지 간편하게 읽.. 2021. 7. 18.
영어 표현이 정확하지 않을 때 블로그 글을 쓰려고 '글쓰기'를 눌렀을 때처럼, 백지장을 보면 머리 속까지 백지가 되는 경우가 있다. 영어로 글을 쓸 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무엇을 써야할지 정하지 못했을 때나 표현이 맞는지 확실하지 않을 때가 그렇다. 오늘은 1) 같은 말을 다양한 표현으로 쓰는 방법과 2) 영어 표현의 정확성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아주 간단하다. 내가 자주 쓰는 방법은 구글이다. 한 예로, 글을 쓰는데 'When it comes to'라는 표현이 자꾸 등장한다면, 같은 뜻의 다른 표현으로 대체해주는 것이 좋다. 그럴 땐 구글 창에 유사어라는 뜻의 'synonym'을 붙여 검색해보자. 'When it comes to synonym'이라고 치면 'With regard to', 'as to'.. 2021. 6. 13.
우리나라 보고서와 외국 보고서의 차이 제목을 적고 보니, 웃지 못할 에피소드 하나가 생각났다. 몇 달짜리 큰 프로젝트에 매달려있던 때였다. 아침부터 회의가 줄을 이었고, 전화와 메일이 끊이지 않았다. 평소라면 아침에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하나씩 도장 깨듯 차분하게 일을 했을텐데, 당시 그런 여유는 말그대로 사치였다. 메일을 들어가보니 역시나 한 페이지가 훌쩍 넘는 메일이 밤 사이 쌓여 있었다. 상대방과 시차를 두고 일을 하다보면 자는 동안에도 일거리가 쌓인다. (분명 한참을 밭에서 잡초를 뽑았는데 뒤돌아보니 그 자리에 잡초가 올라오고 있었다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경험자인 친구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메일이 안 줄어...) OECD에서 온 메일이었다. 그간 업데이트된 자료를 보내달라고 한다. 시한폭탄을 넘겨 받았으니 다시 돌려줘야한다는 급한 마.. 2021. 5. 1.
보고서 작성의 기본 목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추진배경- 현황 및 필요성- 주요내용-향후일정' 이라는 목차 형식으로 쓰여진다. 1. 추진배경 추진배경은 왜 이 보고서를 쓰게 되었는지를 작성하는 목차다. 초짜때는 대단한 걸 추진하는 것마냥 작성했는데 요즘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둔다. 예컨대 '4차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일하는 방식 혁신이 필요' 라는 거창한 문구보다는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가능하도록 업무 프로세스의 변경이 필요'라는 식으로 왜 이 보고서를 쓰게 되었는지의 이유를 명확하게 드려내려고 쓴다. 2. 현황 및 문제점 현황이랑 문제점은 같은 목차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둘의 차이가 애매한 경우가 많다. 현황이 곧 문제점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2021. 5. 1.
영어 메일 보낼때 자주 쓰는 표현 영어를 많이 접하는 일을 하지 않더라도, 간혹 영어로 메일을 써야 할 때가 있다. 한 번은 앱 광고를 보고 클릭 몇 번을 했다가 $100 가까이 되는 연회비를 긁힌 적이 있다. 눈 뜨고 코 베인 당황스러운 와중에 먼저 한 일은, 애플 사이트에 들어가 앱 구매 취소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앱 개발자가 외국인이라 (분노를 삭히며) 메일을 한 자 한 자 적어내려 갔다. 우선, 이러한 긴급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메일을 보낼 때 하나, 하나 따져보아야 할 것이 있다. 첫째, 상대방이 특정되는지. 다시 말해 내가 정확히 누구에게 메일을 쓰는지 아는지. (첫 문장에 필요하다) 둘째, 내가 꼭 해야 하는 말이 무엇인지. 셋째, 메일을 받고 상대방이 나에게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대강 이 정도는 머리에 정리를 하고.. 2021. 4. 21.
기획하는 방법, 가설사고 가설사고는 해답부터 생각하는 사고방법이다. 기획 하는 법, 기획잘하는 방법 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강의나 강좌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사고법 중 하나가 가설사고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게 답일거야'라고 설정하고 나서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이다. 충분한 검토의 결과로서 답이 나오는게 아니라 시작부터 답일것으로 추정되는 방향성을 설정하고 나서 보고서를 채우는 것이다. 가설사고에서 시작되는 보고서의 핵심은 가설이다. 가설이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해결되어야 할 문제 혹은 개발의 가능성이 있는 기회에 대한 잠정적 결론(아직 증명되지 않았지만 가장 정답에 가깝다고 생각되는 답)이다. 답을 찾기 위해 쓰는 보고서에 답을 먼저 내려놓고 시작하라는 말이 일견 모순같을 수 있지만, 실제로 보고서를 .. 2021.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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