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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달생존기

(김수달 생존기) 5화 : 행사

by 보통의 작가 2021. 7. 30.

일종의 직업병이랄까. 김수달은 콘서트, 작품전, 전시회, 회의, 모임 등을 갈때면 언제나 그 행사를 준비하는 담당자를 떠올린다. 얼핏 평범하고 별것 없어 보이는 행사도 준비과정을 들여다보면 행사 준비자의 노고가 곳곳에 서려있음을 알 수 있다. 현수막 크기, 디자인, 문구부터 좌석의 배치, 어떤 사람을 어느 자리에 앉힐 것인지에 대한 고민, 마이크와 같은 음향장비 확인, 안내책자 준비, 출입명부, 행사장으로 참석자를 안내하는 배너 등 참 많은 걸 준비해야 한다.

"행사의 내용, 콘텐츠가 중요하지.. 으이그 역시 공무원들은 허례허식이 너무 많아"

맞다 허례허식이라 느껴질만큼 행사에 대한 준비가 철저하다. 심지어 중요한 인물이 참석하는 경우에는 차량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입장과 퇴장 동선까지 확인하고 리허설 한다. 정말 많은 행사를 준비해봤고 이건 정말 아니다 싶을 정도도 있었지만 행사의 형식을 제대로 갖춰놔야만 그 무대위에서 펼쳐지는 논의가 물 흐르듯 진행된다고 보기 때문에 필요하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회의는 늦게 오는 참석자 대기에 얼마, 음향장비 확인이 안되서 다시 체크하는데 얼마... 시간적 소모외에도 중구난방 진행으로 논의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공공기관에서 진행하는 행사는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 그냥 뭐 해보자 식의 행사는 없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준비과정이 촘촘해지고, 그 과정에서 형식적인 것들에도 에너지를 쏟긴 하지만 말이다. 정시에 시작해서 별다른 문제없이 평이하게 끝난 회의, 행사 이면에는 물흐르듯 행사가 진행되도록 만든 담당자의 엄청난 발길질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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