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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보고서의 표정

보고서는 쉬운 단어로 써야 한다

by 보통의 작가 2021. 7. 27.

전문용어나 미사여구가 많은 보고서가 있다. 처음엔 내가 잘 몰라 보고서를 이해하지 못한다 생각했다. 지금은 어렵게 쓴 보고서를 보면, 담당자가 잘 모르기 때문에 어려운 단어로 자신의 무지를 숨겼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내가 정말 잘 알면 설명도 쉽다. 조카에게 게임을 설명한다고 해보자. 만랩을 찍은 삼촌이 알려주는 게임설명과 시작한지 삼일된 삼촌이 알려주는 게임설명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전산 용어가 많은 부서에서 파견하는 동안 장관님에게 특정기술을 설명하는 자료를 작성할 기회가 있었다. 보고서가 작성되고 나면 과장, 국장, 실장 까지 보고하게 된다. 보통 과장 보고단계에서 많은 90%가까이 수정이 된다. 실무적인 디테일은 과장단계에서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그 뒤 실국장 보고 단계에서 수정되는 내용은 보고를 받을 장관님에게 어떻게 하면 쉽게 설명하는지에 대한 문제로 넘어간다. 현황과 관련된 팩트나 논리에 대해서는 과장 보고 이후 크게 수정되지 않는다. 이제 이 어렵고 자세하게 기술된 내용을 어떻게 하면 쉽게 설명할 수 있는지의 문제가 남는다. 보통의 경우 실국장님들이 열심히 공부하셔서 보고서와 함께 구두보고를 통해 내용을 잘 전달하지만, 보고서를 중요시 하는 실국장님 같은 경우에는 보고서 수정을 많이 지시하신다.

담당자로서 초안을 작성하고, 과장님의 엄선된 워딩을 수정한 입장에서 국장님들의 보고서 수정지시를 받을때는 참 흥미롭다는 생각이 든다. 담당자 입장에서는 빠뜨린 게 있으면 안되므로 최대한 자세하게 문장을 구성하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국장님 입장에서는 해당 내용이 진위여부 보다는 "뭐는 뭐다"라고 핵심과 결론을 보고드리는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보고서 문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두 줄을 빡빡하게 채운 워딩을 한줄이 채 안되도록 쉽게 수정하는 모습을 볼때는 마냥 신기했다.
"김사무관, 이거 000을 000으로 써도 되지?" 확인하면서 최대한 쉬운 표현으로 바꿀때면 뷰(view)가 다르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보고서를 쓰는 이유는 누군가에게 해당 내용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기 위함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입장에서 최대한 쉽고 간결한 언어로 정리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또한번 배운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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