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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볼만한 글

(서평) 2030 축의 전환-1

by 보통의 작가 2021. 3. 31.

업무 일환으로 '2030 축의 전환'을 읽고 있다. 독서 습관을 들이지 못해 온 몸을 베베꼬며 읽고 있다. 번역체 특성상 내용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다.

이 책은 2030년 즈음 세상의 중심이 될 8개 물결을 설명하고 있다. 키워드들은 이미 익숙한 것들이라 목차를 봤을 땐 크게 끌리지 않았다. 출생률, 새로운 중산층으로 도약하는 신흥공업국 등등이 그렇다. 각 키워드들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떠올려주는 내용들은 딸로 정리해 놓으려 한다.

제1장 출생률을 알면 미래가 보인다.

출생률 감소는 그에 따른 생산성 저하를 필연적으로 가져온다. 우리나라가 그렇다. 이민정책이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저자는 그렇다고 답한다. 이유가 사뭇 설득력있다. 이민정책에 소극적인 이유 중 하나로 자국 노동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많이 든다. 저자는 이민자의 특성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며 이러한 주장을 반박한다.

"대부분의 이민자들이 기술이 거의 없거나 반대로 대단히 전문적인 기술을 갖추고 있다. 중간 수준의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자국 내에서 충분히 일자리를 얻을 수 있으므로 굳이 다른 나라로 이주하려고 고민하지 않는다. 그런데 선진국의 일자리 소멸 현상은 중간 수준의 기술을 지닌 사람들이 몰려있는 제조업 분야에서 일어난다. 자동화와 기계화에 따라 대체될 가능성도 높은 분야인데, 어쩃든 일자리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나 분노를 이민자들에게 표출하는 것은 엉뚱한 짓이다. "

실제 일자리 소멸의 원인은 중간 수준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산업군 그 자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동화 시스템 도입 등으로 인한 것이지 이민자가 그 일자리를 빼앗아 가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일자리는 이민자가 아니라 기술적 변화 때문에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저자는 오히려 이주나 이민은 인구 노령화가 초래하는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이민자를 자국 노동시장의 잠재적 대체자로 간주하여 무조건적으로 반대할 것이 아니라 전문기술을 지닌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되 민족, 인종간 갈등을 최소화하는 균형잡힌 정책이 필요함을 알려준다.

 


제2장 밀레니얼 세대보다 중요한 세대

기업들은 60세 이상 세대에 주목해야 한다. 통계에 따르면 실제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는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가 아니라 60세 이상 세대다. 2030년이 되면 전세계 60세 이상 인구가 35억명에 달할 것이며 그 중 대부분은 유럽과 북아메리카, 중국에 거주할 것이다.

아울러 주요 소비세대로서 고령층에 맞는 비즈니스 전략을 짤 때는 그들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노령층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구매하지 않고 대여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비싼 돈을 주고 산 제품을 오래쓰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금전적으로도 더 이익일 것이다. 둘째 사용자의 건강과 체력 혹은 인지능력이 떨어질 것을 예상해서 기능적으로 설계한 제품을 만들어 낼 것을 추천한다.

요컨대 핵심은 그들의 삶의 질에 관한 산업에 초점을 둘 수록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령층의 삶의 질은 무엇인가? 흔히 노령층은 다른 연령대보다 시간이 많아 여가활동에 많은 돈을 쓸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는 다르다고 한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시간제나 임시직으로라도 다시 일하거나 자원봉사 같은 활동을 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좋은 사례로 필립스를 든다. 필립스는 계속되는 경영난을 겪었다. 전기면도기, 카세트테이프, 비디오 재생기 등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았지만 80,90년대 들어 한국, 중국의 경쟁사들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필립스의 CEO 프란스 반 하우턴은 건강관리와 관련된 전자제품에 초점을 맞춰 위기에 처한 필립스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전 세계적으로 노년층 인구가 많아지면서 이런 제품들의 수요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필립스 의료 분야 매출이 전체 매출의 3분의 2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제3장 새로운 중산층의 탄생

미국과 유럽의 중산층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지만 더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 위상도 점점 흔들리고 있다. 반면 신흥공업국 시장에서는 매년 1억명 이상이 새롭게 중산층으로 진입하고 있고, 이미 중산층에 진입한 사람들의 수입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중산층은 시장경제를 이끄는 동력이나 마찬가지이며, 대부분의 경제 활동이 소비재와 용역의 유통과 판매에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떤 선진국도 중산층이 소비하지 않으면 경제를 유지할 수 없다.

2030년 새롭게 등장할 중산층의 주류가 미국이나 유럽이 아니라 신흥공업국이 될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미국, 유럽 중산층을 기준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온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흥미롭다. 중산층에 중요한 것은 소득수준뿐 아니라 느낌이기 때문이다. (마거릿 할시) 중산층이라는 지위는 이렇게 소득만큼이나 사회심리적인 마음의 상태를 반영하기 때문에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신흥공업국 중산층의 느낌을 자극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변화의 계기이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예시로 미국 기업들이 신흥공업국 시장 소비자들의 선호와 관습을 잘못 이해한 탓에 사업이 부진, 실패하고 있다는 사례를 소개한다. 이베이는 중국에서 타오바오의 실적을 넘어선 적이 한번도 없다. 중국 소비다들이 공급자와 직접 소통하는 쪽을 선호하고 이베이가 내세우는 등급 제도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결과다. 월마트는 물건을 소량으로 구입하기를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대용량 포장 상품만 계속 내놓다가 결국 매장을 철수하는 굴욕을 겼었다는 것이다.

또하나 이 챕터에서 갈무리할 만한 이야기는 구세대 중산층들이 더이상 주류가 되지 못함에 따라 북미와 유럽 대륙은 정부가 제공하는 기본 소득제를 더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본소득에 대해서 자유주의자들도 지지하고 나서기도 하는데 이들은 기본 소득제가 정부의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사회복지 제도의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정부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복지 정책들은 공무원들이 누구에게 어떤 형태로 지원해줄지를 결정하고 그 지원 결과를 확인 및 감시해야 하지만, 기본 소득제는 그런 비용과 관료주의 개입을 막을 수 있다.

기존 중산층의 붕괴가 기본소득논의로 이어진다는 점은 기존의 사고의 방향을 트는 계기가 되었다. 또 기본소득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어떤 방식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실제 기본소득의 사례를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1982년부터 알래스카 주민들은 원유 사업 수익으로 조성된 알래스카 영구 기금을 통해 매년 배당금을 받았다. 미국 경제 연구소에서 연구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배당금 때문에 노동의욕이 꺽이는 일은 전혀 없었으며, 모든 사람에게 일괄적으로 현금 배당금을 지급해도 취업률 총계에는 거의 영향이 없었다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배당금으로 빈곤율은 줄었는데 불평등은 커졌다는 점이다. 평소 여유 있던 가정은 배당금을 재투자하지만 그렇지 못한 가정은 그냥 써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기본소득의 논의는 여부의 논란에 더해서 시행했을때의 파급효과까지 매우 면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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